KBS 1TV 드라마 ‘장영실’을 마친 송일국. “촬영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세 쌍둥이 아들의 저녁식사를 챙겼다”고 했다. ‘배우 아빠’의 고충이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KBS 1TV 사극 ‘장영실’ 마친|송일국
어려운 과학 관련 대사가
한 장면에 대본 한 장씩
50부작은 했어야 했는데
너무 짧아서 아쉬움 남아
집 오면 삼둥이 뒷바라지
대사 외우려고 하면 졸려
그래도 몸은 가장 편했죠
연기자 송일국(45)은 “어딜 가든 ‘삼둥이 아빠’로 봐주신다”며 웃는다. 자신보다 아이들이 돋보이는 것이 전혀 섭섭하지 않다. 세 쌍둥이 대한·민국·만세를 향한 관심 “덕”에 지난달 26일 종영한 KBS 1TV 사극 ‘장영실’을 통해 5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무사히 마쳤다고까지 말한다.
그의 말마따나 최초의 과학 사극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는 별자리 등 사실적인 컴퓨터그래픽 표현으로 눈길을 끌며 24회까지 10%(닐슨코리아)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랜만이었지만 짧아서 아쉽다. 50부작을 했어야 했는데 뭘 하다 만 것 같다.”
‘장영실’은 앞서 ‘징비록’ ‘정도전’ 등이 정치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던 것과 달리 과학을 다뤘다는 부분에서 소재가 확연히 달랐다. 쉬운 내용이 아니어서 “뇌가 흘러내릴 정도”의 대사로 고충을 겪기도 했다고 송일국은 돌아본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한 장면의 분량이 대본 한 장인 건 기본이었다”면서도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 그나마 육체적으로 편한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배우 송일국.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송일국에게 ‘장영실’은 아이들이 태어난 후 첫 드라마이기도 하다. ‘아빠 송일국’은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삼둥이’의 “저녁을 챙기며 놀아주고 씻긴 뒤 재웠다. 그리고 나서 집안을 정리하고” 밤 11시가 돼서야 ‘연기자 송일국’으로 돌아오곤 했다. 이때부터 대사를 외우기 시작하지만 “졸려서”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은 때도 많았다.
송일국은 앞서 2월 아이들과 함께 2년 동안 출연한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하차했다. 그는 “사실 ‘삼둥이’가 첫 돌을 맞기 전까지는 외출해서 물건을 살 엄두도 못 냈다. 집에서 젖병만 닦았다”며 “아이들과 지내면서 시선의 변화가 생겼다. 10년 이상 연기하며 시청률 50%의 드라마에도 출연해봤으니 이제는 가리는 것 없다”며 아빠이자 연기자로서 자신의 일에 대한 욕심을 은근히 드러냈다.
“제가 얼굴이 ‘클래식’해서 개인적으로 시대극이나 사극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현대물을 많이 했는데도 대중이 기억을 못하시는 것 보니.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