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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다 ‘축구’를 선택한 크라위프 유족

입력 | 2016-03-30 03:00:00

‘크라위프 스타디움’ 명명 놓고… 모국 네덜란드 제안엔 “No”
토털 사커 완성 바르사엔 “Yes”




24일 68세로 숨진 ‘토털 사커의 전설’ 요한 크라위프(사진)의 이름은 모국인 네덜란드로 가게 될 것인가,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완성한 바르셀로나로 가게 될 것인가.

크라위프가 10년 이상 뛴 네덜란드의 명문 구단 암스테르담 아레나가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유족은 ‘노’라고 답했다. 크라위프 유족 대변인은 28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당분간 암스테르담 아레나를 크라위프 스타디움으로 명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이날 보도했다.

유족은 왜 반대한 것일까. 같은 날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스포츠지 ‘스포트’의 보도에 그 답이 있었다. 카탈루냐 명문 구단 FC 바르셀로나가 홈구장 ‘캄프 누’를 ‘요한 크라위프 스타디움’으로 바꾸기 위해 크라위프의 아들이자 바르셀로나 선수 출신인 요르디와의 상의를 마치고 30일 이사회를 소집한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팬 투표에서도 투표에 참가한 8000여 명 중 65%가 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위프는 바르셀로나 선수로는 6년(1973∼78년)밖에 뛰지 않았다. 하지만 ‘전원 공격, 전원 수비’로 요약되는 크라위프 스타일은 바르셀로나에서 완성됐다. 감독 재직 기간은 바르셀로나 시절(1988∼96년)이 아약스 시절(1985∼88년)보다 훨씬 길다. 결국 크라위프의 유족은 ‘국가’보다 ‘축구’ 자체를 선택한 것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