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미다스의 손]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은 “3, 4년씩 걸려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야 좋은 창작 작품이 나오는데 끈기와 인내를 갖고 작품에 ‘올인’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DB
이 기록의 주역이 바로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53)이다. “작품의 질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힘을 기울이면서도, 세월이 느껴지지 않도록 대사나 디테일을 조금씩 수정해 왔죠. 이번 공연은 특히 한국 뮤지컬계의 1, 2세대 배우들과 신진들을 골고루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1987년 극단 신시의 창립단원으로 들어가 한때 배우를 꿈꿨던 그는 무대 위에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10여 년간 조연출 생활을 하다 프로듀서의 길을 걷던 그는 김상열 대표가 세상을 떠나면서 신시의 대표가 된 이후 뮤지컬 ‘렌트’ ‘아이다’ ‘시카고’ 등 누구나 제목만 들어도 알 만한 대형 뮤지컬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 왔다. 특히 1998년 당시 브로드웨이 최신 작품인 뮤지컬 ‘더 라이프’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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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편씩 창작뮤지컬을 공연하는 게 목표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충분히 세계 수준의 뮤지컬을 만들 수 있어요. 우리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야 관객의 저변도 넓힐 수가 있어요.”
하지만 그가 2007년 45억 원을 들여 무대에 올렸던 ‘댄싱 섀도우’는 적자를 냈고, ‘아리랑’ 역시 흥행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박 대표는 “창작뮤지컬은 일단 무대에 올려봐야 문제점이 드러난다. 계속 재공연을 하면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며 “‘아리랑’도 2017년에 다시 무대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손익분기점이 얼마인지, 흥행할지 적자가 날지 고민만 하면 창작 작품은 절대 할 수가 없어요. 배짱이 있어야죠.”
배짱과 뚝심으로 뮤지컬계의 각종 기록을 수립해온 그의 또 다른 자산은 사람이다. 뮤지컬계의 스타인 박칼린 음악감독을 연출자로 키운 것도 그다. 박 감독은 “요즘 활약하는 30, 40대 배우 중 30% 이상은 신시에서 데뷔한 배우들일 것”이라며 “보통 ‘원 캐스팅’으로 작품을 진행하고, 더블캐스팅을 하더라도 되도록 신인들에게 기회를 준다.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프로듀서의 중요한 책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프로듀서는 모든 작품의 꿈을 최초로 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뮤지컬계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돌파구는 더 진솔하고 진실하게 작품을 만드는 것 외에는 없는 것 같아요. 규모보다는 질로 관객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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