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세경영 시대 연 박정원 회장의 출사표 28일 취임식… 공식업무 시작 “강도 높은 재무개선 작업 완성… 연료전지, 글로벌 넘버 원 키울것”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구 DLI연강원(두산그룹 연수원)에서 회장 취임식을 갖고 그룹 회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두산 120년 역사의 배경에는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청년 두산’ 정신이 있었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촌인 박용만 회장에 이어 두산 총수직을 맡은 박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 박두병 창업회장(2세대)의 맏손자다.
박 회장은 취임 초기에는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대내외 환경 악화로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실적이 하락해 그룹 전반의 재무 위험도가 높아진 상태다. 박 회장은 취임 후 첫 번째 과제로 재무구조 개선을 꼽으며 “지난해 강도 높은 재무 개선 작업으로 안정화 기반이 상당 부분 마련된 만큼 남은 작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해 튼실한 재무구조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도 박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박 회장 주도로 2013년에 시작한 연료전지 사업은 지난해 수주액 5875억 원, 매출 168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 회장은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 원 플레이어’로 키우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5월에 ㈜두산이 첫발을 내딛는 면세점 사업은 박 회장의 역량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두산은 사업비 595억 원을 투입해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빌딩 9개 층을 면세점 매장으로 전환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면세점 사업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매출 19조5871억 원, 영업이익 1조4663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의 ‘구원투수’인 박 회장은 ‘현장’을 거듭 강조하며 “기회가 보이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공격적인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