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복무 마치고 복귀 LG 투수 임찬규
스프링캠프를 마치며 양상문 감독은 ‘활기찬 분위기’를 LG의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선수들도 하나같이 “예전보다 팀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임찬규는 “그래서 제가 더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시즌이 아닌가”라고 넉살 좋게 말했다. “제가 치명적인 매력이 있어요. 눈치 싹 보고 기분 좋게 하는 말장난으로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가끔 분위기가 안 좋을 때 해서 혼난 적도 있는데 군대 다녀와서 많이 줄었어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던 임찬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안녕하십니까!”를 외쳤다. 지나가던 양 감독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한 것. “군대 다녀온 티가 제법 난다”고 하니 임찬규는 “기본이죠, 이런 건…”이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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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을 하던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동료들이 뛰는 야구장 땅을 갈아주고 전광판 숫자를 넘기는 일뿐이었다. “경기에 많이 나가는 선수들을 보면서 사색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면서 더 견고해진 것 같아요.”
임찬규는 경찰야구단에서 투구 폼을 확 바꿨다. “위에서 내리찍던 스타일 대신 릴리스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면서 공과 몸의 회전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빨랐던 뒤쪽 팔 스윙도 가볍게 하고요. 계속 시도 중이에요. 원래 던지던 대로 던지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밖에 안 되니까….” 장난기 가득한 임찬규지만 야구 얘기를 할 때면 어느새 진지해졌다.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임찬규에게 드디어 고대하던 순간이 왔다. 5회 무사 1, 2루에서 교체 투입된 배영섭을 만난 것. 체인지업으로 가볍게 헛스윙 하나를 유도해 계획대로 되는가 싶었지만 연이은 폭투와 볼로 카운트가 몰려 결국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임찬규는 5회 1실점 후 교체됐다.
“삼진으로 잡겠다더니 볼넷이 뭐냐”는 타박에 임찬규는 “삼진은 시즌 때 잡겠다”며 웃었다. “(시범경기 들어) 처음으로 5회 이상 던져봤는데 밸런스가 좋았다. 개막 전까지 선발 체력을 완성하기 위해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선 ‘싸움닭’ 임찬규의 마음은 똑같다. ‘칠 테면 쳐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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