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빨래’는 2005년 초연 이후 10년 넘게 서민의 팍팍한 삶을 그리며 롱런하는 창작뮤지컬로 이번 시즌에는 홍광호(가운데)가 합류했다. 씨에이치수박 제공
그가 출연하는 4월 공연 13회 차는 티켓 오픈 2분 만에, 3월 공연 12회 차는 3분 만에 매진됐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원성이 빗발쳤고, 인터넷상에서 5만 원짜리 티켓이 30만 원에 거래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홍광호 ‘빨래’의 경쟁력은 역시 그의 가창력이었다. 소극장이라 전에 활동한 대극장의 음향시설에 한참 못 미치는 조건이었지만, ‘꿀성대’로 불리는 그는 남다른 가창력을 뽐냈다. 특히 단독 콘서트에서도 곧잘 부르는 ‘참 예뻐요’ 넘버는 그에게 잘 맞는 맞춤옷 같았다. 하지만 그의 연기는 가창력에 비해 도드라지지 않았다. 그의 연기력이 부족했다기보다는, 다년간 ‘빨래’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은 조연 배우들의 감초 연기가 워낙 탄탄했기 때문이다. 조민정(주인 할매 역) 윤사봉(희정엄마 역) 이서환(서점사장 역) 정재원(구씨 역)의 농익은 연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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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도 나영이가 주문을 외듯 희망을 이야기할 땐 너 나 할 것 없이 객석에선 진심 어린 응원의 박수가 쏟아진다.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내년 2월 26일까지 동양예술극장 1관. 전석 5만 원. 02-928-3362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