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논란으로 소주시장 점유율 급락 임직원들 “경영위기 지켜볼 수 없다”… 삼보일배 하며 새로운 결의 다짐
경영 부진에 빠진 향토 기업 대선주조 임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책과 반성의 의미로 19일 부산 동래 명륜1번가에서 삼보일배 가두 행진을 벌이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는 2007년 이전 부산 소주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민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푸르밀이 대선주조를 인수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먹튀’ 논란을 일으키면서 시장점유율이 급락했다. 경쟁 업체에서는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던 대선주조는 시민들의 염원으로 2011년 부산의 조선 기자재 업체인 비엔(BN)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시원블루’(17.5도)와 ‘시원블루 자몽’(14도), ‘순한 시원’(16.9도) 등 새로운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재기에 나섰다. 그러나 먹튀 여파가 계속되면서 20%대 후반으로 추락한 시장점유율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공장 가동률도 50%에 미치지 못하는 등 경영 부진 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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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향토 회사를 이용한 기업(푸르밀)이 문제이지 대선주조에 무슨 죄가 있느냐”며 “경영이 어렵다니 부산 시민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시민은 “지역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회사를 살려야 일자리도 만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선주조를 포함해 6개 계열사를 가진 비엔그룹은 지난해에만 120명의 지역 인재를 채용했다. 또 대선주조를 인수한 이후 지역 대학생 1430명에게 7억2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각종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2008년 대선주조 기장공장이 완공된 이후 ‘시민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면 공장 구석구석을 둘러볼 기회를 준다. 30명 이상 단체는 견학용 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누적 방문객은 2만3300여 명에 이른다.
20일에는 환경마라톤대회에 200여 명의 임직원이 참가했다. 이날 직원 10여 명은 자사 인기 캐릭터인 ‘버블맨’ 복장을 하고 참가해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음 달 9일에는 건강한 부산 만들기 환경 정화 및 걷기대회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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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