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의 성지(聖地)’로 불렸던 경남 창원성산 선거구가 20대 총선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55)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전국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초 강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52·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의 양자 대결이 예상됐지만 최근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59)이 뛰어들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여기다 국민의 당 이재환 대한학교폭력예방장학경남협회 자문위원(36)이 가세해 다자 구도가 됐다.
이 선거구는 허, 노 두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다. ‘굴러온 돌’과 단일화를 할 수 없다던 허 후보는 당 안팎의 권유를 받아들여 마음을 바꿨다. 문재인 전 당 대표의 설득도 있었다.
양쪽은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방식은 여론조사를 포함해 여러 가지가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두 진영 모두 ‘단일화=승리’로 생각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경우 각각 후보로 등록한 뒤 단일화를 이룰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야권이 승리하면 단지 1석을 얻는 의미를 넘어 새누리당의 일당독재를 허물고 정권 교체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야권 연대의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선거구는 17, 18대 총선에서 진보 진영을 대표한 권영길 전 의원이 연승했다. 19대 총선에서도 강 의원의 득표율(49.04%)보다 야권의 손석형(43.83%), 김창근 후보(7.12%) 합계 득표율이 1.91%포인트 높았다.
새누리당 강 의원은 “양자 구도든, 다자 구도든 주민과 근로자만 보고 가겠다”는 태도다. 노동계를 ‘진보 진영 전유물’처럼 여기는 데 대해서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한다. LG전자 근로자 출신인 그는 이달 초 출마 선언 직후 한국노총과 민노총 경남본부를 전격 방문하며 ‘친노(親勞)’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