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스포츠동아DB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입니다. 이번 역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있는 대공원역입니다. 내리는 문은 오른쪽입니다. 야구장에 오셔서 힘찬 함성과 뜨거운 열정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대구지하철 2호선 대공원역 앞에서 들을 수 있는 열차 내 안내방송이다. 이승엽(40·사진)은 대구지하철의 안내방송 녹음 제안에 “당연히 해야죠”라며 한걸음에 달려갔다.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라도 새 야구장 근처를 자주 지나갔다. 이승엽은 “오늘은 얼마만큼 지어졌을까. 뭐가 달라졌을까. 그런 마음으로 차를 돌려 한참 올라가고 있는 새 야구장 옆을 지나갔다. 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나 보다”며 웃었다.
작별은 아쉽지만 이승엽은 19일 개장하는 라이온즈파크를 그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려왔다.그는 지난해부터 자주 “대구시민운동장은 추억이 많지만 협소하고 편의시설이 좋지 않아 관중들에게 죄송한 부분이 많다”는 말을 했다. 19일 새 야구장 개장을 앞두고는 “그동안 팬들을 위해 신축구장을 열망해왔다. 많이 기대된다.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2년 후 은퇴를 결심했다. 새 야구장에서 팬들과 함께 우승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앞으로 홈런 25개를 더 터트리면 한·일 통산 600홈런, 안타 140개를 더 치면 KBO리그 통산 2000안타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라이온즈파크 첫 우승까지…. 새 야구장에서 이승엽이 팬들과 함께하고 싶은 간절한 순간들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