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대세 굳힌 힐러리-트럼프 힐러리와 역할분담… 샌더스 집중공격하며 흑인몰표 이끌어
“하나 사면 하나는 공짜입니다(Buy one, get one free).”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70)이 1992년 대선에 처음 도전했을 때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을 이렇게 소개하곤 했다. 자신을 뽑아주면 대통령급 능력을 가진 영부인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유머였다.
올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유세에 본격적으로 가담했을 때 미 언론은 “이번엔 힐러리판 ‘하나 사면 하나는 공짜’ 전략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긍정적일지, 오히려 부정적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르윈스키 스캔들 등 과거 부정(不貞)이 다시 거론되면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부인의 행보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20, 30대 유권자의 80% 이상 지지를 받는 샌더스 열풍을 차단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결정적 응원군은 흑인들이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부터 꾸준히 흑인 등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펴왔고 퇴임 후 클린턴재단 사무실을 흑인 빈곤층 밀집 지역인 뉴욕 할렘에 개설하는 등 30년 가까운 노력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첫 여성 대통령이 되면 미국 역사상 첫 부부 대통령이 탄생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초의 퍼스트맨(대통령의 남편)이 된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