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양철호 감독 “간절함이 무기”…박미희 감독 “이한비, 터져라”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현대건설 양철호 감독-흥국생명 박미희 감독(맨 왼쪽부터).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7개구단 감독들의 우승 키워드

따사로운 봄의 기운이 긴 겨울의 끝을 알렸다. 8일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도 ‘봄 배구’의 시작을 알리듯 ‘행복’과 ‘즐거움’의 달콤한 말들이 오갔다. 비록 치열한 설전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둔 7개 구단의 열망은 뜨거웠다.

● 우승의 열쇠는 기술 아닌 간절함

봄 배구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잇따른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OK저축은행은 주전 세터 이민규가 어깨 탈골로 전열을 이탈하며 조직력이 무너졌고, 2번째 통합우승을 노리는 IBK기업은행은 외국인선수 맥마혼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을 경험했던 각 팀 감독은 간절함이란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헝그리 정신을 강조한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에 이어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배고픈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선수 한두 명이 미치는 것보다 6명이 모두 간절함을 가지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자부 역시 간절하기는 매한가지다.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은 “코치 생활을 할 때도, 감독이 되고나서도 항상 간절함을 가지고 경기했다. 우리에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세터 전쟁’ 예고한 남자부…여자부는 ‘대체 공격수 찾기’

시즌 막바지인 만큼 선수들의 체력은 거의 바닥났다. 이에 남자부는 세터를 중심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살리고자 하고, 여자부는 대체 공격 자원을 찾아 코트 위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한다. 챔피언 결정전 경험이 많은 삼성화재 유광우는 각 팀의 키 플레이어로 세터를 꼽았다. “세터가 흔들리면 팀이 흔들린다. 중요한 경기에선 세터가 얼마나 중심을 잡아주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여자부는 포스트시즌의 반짝 스타를 기대하고 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이한비가 중요할 때 한 방을 터트리는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맥마혼의 빈자리가 아쉬운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역시 “최근 나를 놀라게 한 최은지가 그동안 하지 못한 활약을 한꺼번에 몰아 미쳐줬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김종건 전문기자

서다영 인턴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