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자발적 참여… 20∼50% 할인 서울 강남 성동 종로에 모두 300곳… “맛좋고 저렴” 모임 장소로도 인기
3일 서울 성동구 ‘청국장앤스토리’에서 어르신들이 청국장을 먹고 있다. 최재용 씨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음식값을 할인해 주는 ‘효사랑 식당’이다. 작은 사진은 효사랑 식당 인증 간판.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성동구의 청국장 전문점 ‘청국장앤스토리’. 오전부터 식당 안에는 구수한 청국장 냄새가 가득했다. 한쪽 테이블에선 어르신 세 분이 흐뭇한 표정으로 청국장을 뜨고 있었다. 늦은 아침식사였다. “아주 맛있네. 입에 맞아.” 우용여 할머니(85)가 국자 가득 청국장을 뜨면서 말했다. “어르신들은 언제 오셔도 5000원이면 드실 수 있어요. 아무 때나 마음 놓고 오세요.” 김치를 내오던 식당 주인 최재용 씨(61)의 말에 어르신들의 표정이 더욱 환해졌다.
이 식당은 성동구가 선정해 운영 중인 ‘효사랑 식당’이다. 효사랑 식당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70세 이상 어르신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은 ‘명소’다. 음식값의 20∼50%를 할인해주기 때문이다. 주말마다 70세 이상 축구팀 ‘상비군’의 뒤풀이를 이 식당에서 하는 이상근 씨(70)는 “모일 때마다 식사 회비로 1만 원을 걷는데 여기서 밥을 먹으면 반값에 가능하다”며 “가끔 막걸리 서비스까지 나오기 때문에 회원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효사랑 식당은 식당 주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된다. 각 구에서 한국외식업중앙회 등을 통해 민원과 행정처분이 없는 식당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지정한다. 할인율은 식당마다 다르지만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음식값을 할인한다. 부부가 함께 식당을 찾을 경우 두 사람 중 한 명만 70세 이상이어도 모두 할인된 가격으로 식사할 수 있다. 어르신들의 반응도 좋다.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해 효사랑 식당을 이용한 70세 이상 어르신은 월 55명에 이른다. 일부 식당은 주말에만 40∼50명의 어르신이 몰린다.
각 구는 효사랑 식당에 ‘효사랑 맛집’ 현판과 조리복 등을 제공하고 구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홍보를 돕는다. 강남구 관계자는 “효사랑 식당의 주인들이 원하면 음식의 질을 높이고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른 유명 음식점을 벤치마킹할 기회도 제공한다”며 “올해도 40곳을 추가로 지정해 어르신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효사랑 식당의 위치와 메뉴 등 자세한 정보는 각 구청 담당부서(강남구 02-3423-7064, 종로구 02-2148-2524, 성동구 02-2286-7152)에 문의하면 된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