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라이벌 토트넘과 아스널이 격돌한 5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은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치열한 공방 끝에 두 팀은 2-2로 비겼다. 왼쪽 3번째가 토트넘 손흥민.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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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골 침묵에 다양한 포지션 소화
생기 줄고 쫓기는 느낌…필요한 건 여유
“(심리적) 압박을 심하게 받는 것 같다!”
오랜 라이벌 토트넘과 아스널의 ‘소문난 잔치’에는 역시 먹을 것이 많았다. 토트넘의 홈구장인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2-2로 끝난 5일(한국시간) 두 팀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맞대결은 ‘북런던 더비’라는 명성에 충분히 걸맞았다. ▲치열한 선두경쟁과 맞물린 최근 일련의 흐름 ▲원정팀 첫 골 ▲퇴장 변수 ▲역전에 이은 동점 등 볼거리가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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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바람일 뿐이었다. 손흥민에게 주어진 시간은 뭔가 보여주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 손흥민이 마지막으로 골 맛을 본 것은 1월 FA컵 레스터시티 원정이 마지막. 시즌 5호 골 이후 더 이상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잘 나가는 팀, 반면 의외로 길어지는 침묵. 현장에서 본 손흥민은 아직 팀에 100%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이 짙었다. 이런저런 이유야 많겠지만, 포체티노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는 대신, 지나칠(?) 정도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데 따른 혼란일수도 있다. 그는 좌우 윙 포워드는 물론, 심지어 최전방까지 맡았다. 특정경기를 앞두고 현지 언론들이 내놓는 예상 라인업에서 손흥민의 포지션이 제각각인 이유다.
영국 현지 라디오 스포츠PD 짐 코언은 “손(흥민)이 요즘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여유가 없는데, 좋은 플레이가 나올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일간지 기자도 “입단 초 보이던 생기가 줄어들었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맞는 이야기다.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 무리하게 움직이고 조급해할 이유도 없다. 본인이야 만족할 수 없겠지만, 교체로나마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는 것은 희망의 징표다. 적어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독일 분데스리가를 떠나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지 아직 한 시즌도 온전히 지나지 않았다. ‘급할수록 천천히’라는 옛말이 있다. 손흥민에게 필요한 것은 한 템포 쉬어가며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여유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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