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콘, 트럼프 외교정책 불신… “공화당 못구하면 美라도 구해야” “트럼프 대세론 막기엔 너무 늦어”… ‘본선 대비’ 현실론도 만만찮아
조지 W 부시 정권의 기축이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은 2일 트럼프의 대선 후보 지명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차라리 클린턴을 찍겠다”고 얘기할 정도다.
엘리엇 코언 전 국무부 자문관은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와 비교하면 클린턴이 큰 차이로 차악(次惡)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정권에서 외교정책 입안에 깊이 관여했던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공화당을 구할 수 없다면 미국이라도 구해야 한다. 트럼프 대신 클린턴에게 표를 던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버트 졸릭 전 국무부 부장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 등 공화당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이르면 3일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에 트럼프의 외교 구상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실을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하지만 공화당 일각에선 트럼프 대세론을 인정하고 본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만만찮다. 트럼프를 비판해 봤자 본선을 앞두고 적전 분열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경선 내내 원수지간으로 다퉜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 전략을 자문했던 알렉스 카스텔라노스는 2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와서 (중재 전당대회 등) 다시 선거 규칙을 바꾼다는 것은 애가 엄마에게 칭얼대는 것과 같다. 트럼프를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베넷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찌됐든 트럼프는 그 나름대로 공정한 과정을 거쳐 대선 후보 지명 직전에 왔다. 이제 와서 트럼프를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트럼프와 한때 관계가 불편했던 폭스뉴스 소유주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도 ‘트럼프 후보론’에 가세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면 그를 중심으로 공화당이 뭉쳐야 한다”며 “트럼프가 ‘나는 통합주의자’라며 공화당에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데 공화당이 통합하지 않으면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2의 오바마’를 꿈꿨던 의사 출신 흑인 후보 벤 카슨(65)이 조만간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다. 카슨은 성명을 내고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를 보면 정치적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3일 공화당 TV토론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