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드디어 오스카 트로피를 안았다.
29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 출연한 디캐프리오에게 돌아갔다.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독상을 수상했다.
● ‘레버넌트’, 3관왕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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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 ‘버드맨’으로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아카데미 역사상 감독상 2연패는 존 포드, 조셉 맨키위즈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이냐리투 감독은 올해 시상식을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을 의식한 듯 “여전히 피부색 때문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며 “내 아버지 말씀대로 피부색이 우리의 머리카락 길이만큼이나 의미 없는 것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상식은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레버넌트’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재주는 ‘매드맥스’가 넘고, 알맹이는 ‘레버넌트’가 챙겼다. 시상식 초반 ‘매드맥스’가 의상·분장·미술·편집상 등을 수상하며 6관왕에 올라 기세를 떨쳤지만 핵심 분야인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레버넌트’는 감독·남우주연·촬영상 3개의 트로피를 안았다. 여우조연상은 ‘대니쉬 걸’의 알리시아 비칸데르, 남우조연상은 ‘스파이 브릿지’의 마크 라일런스가 수상했다.
‘시네마 천국’ ‘미션’ 등을 작곡해 영화 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엔니오 모리코네(88)는 영화 ‘헤이트풀8’로 6번째 도전 끝에 처음으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 작품상에 ‘스포트라이트’… “성폭행 피해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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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의 하이라이트 역시 레이디 가가가 미국 대학 내 성폭력 현실을 다룬 다큐 영화 ‘더 헌팅 그라운드’의 주제가로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틸 잇 해픈스 투 유’를 부르는 순간이었다. 공연에 앞서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조 바이든 부통령은 “(성폭력이 만연한) 문화를 바꾸자. 바꿀 수 있고 바꿔야 할 때”라고 말한 뒤 가가를 소개했다. 정치인으로는 환경 문제에 관한 다큐 ‘불편한 진실’이 2007년 장편 다큐상을 받으면서 다큐에 출연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도 2013년 작품상 시상자로 나선 적이 있다.
무대에 등장한 가가는 ‘생존자’ ‘내 탓이 아니다’ 등 자신들의 목소리를 팔뚝에 적어 넣은 실제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노래를 열창했다. 이 장면에서 ‘스포트라이트’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레이철 매캐덤스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화면에 비치기도 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리 라슨이 ‘룸’에서 연기한 조이 역도 17세 때 한 남자에게 납치돼 3.5㎡ 남짓한 작은 방에서 7년 동안 성폭행당하며 아들을 낳고 키우다 탈출한 여성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