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훈 대전충청취재본부
하지만 그토록 중요한 자원을 가졌으면서 즉흥적이라 할 만한 유치전을 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제1의 항구도시이고 각종 수산시설이 밀집한 부산시는 최고의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산대학 유치를 위해 3년이나 공을 들였다. 2013년 1월 해양수산부에 세계수산대학을 한국으로 유치할 것을 먼저 제안해 주도권을 잡았다. 충남도는 정부가 수산대학을 유치하기로 하고 국내 후보지를 공모한다는 공문을 전국 시도에 보낸 올해 1월 12일에서야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실패로 충남 도정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충남도가 타 지자체와 경쟁해 전략시설과 사업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시너지를 높이려는 노력에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자가 충남도 고위 관계자에게 최근 수년간 전국적인 경쟁에서 유치한 중요 시설이나 사업이 뭐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외부에 있어 자료를 봐야 알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마저 단번에 떠올릴 수 없을 정도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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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망스러운 소식이 이어지자 “안희정 지사가 개인 정치 일정에 바빠 도정 챙기기에 소홀한 것 아니냐”며 도지사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리는 일도 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안 지사의 재정정보공개시스템은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고 역간척(방조제 원상복구 또는 해수 유통) 사업 제안은 정부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안 지사를 홍보하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로 한때 충남으로 몰려왔던 수도권 기업들이 되돌아갈 판이다. 도정에 큰 전략과 치열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명훈 대전충청취재본부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