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운오리’ 삼성제품… 1993년 1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촉발시켰던 미국 캘리포니아의 베스트바이 어바인 매장. 소니(438달러), 필립스(418달러)보다 아래쪽에 위치한 삼성전자(348달러) TV 가격표.
이젠 ‘백조’로… 최근 미국 시애틀의 한 가전매장에서 직원이 손님들에게 삼성전자 냉장고와 오븐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3년 전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삼성전자가 미국 가전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지난해 4분기(10∼12월) 사상 처음 1위에 올랐다. 미국가전제조사협회(AHAM)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가전 시장은 2014년 대비 9.7% 성장(출하 대수 기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9.1% 성장해 전체 시장 성장률을 웃돌았다. 특히 총 1640만 대 규모인 세탁기 시장의 경우 전체 시장이 6.6% 성장할 동안 삼성전자는 40%대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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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인 냉장고의 경우 역대 분기별 최고점유율인 19.4%로 미국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세탁기는 월풀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세탁기 역시 지난해 미국 시장에 내놓은 액티브워시 세탁기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4개 분기 연속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액티브워시 덕에 전자동세탁기 부문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12.3%)을 기록하기도 했다. 드럼세탁기 부문 역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된 애드워시 드럼세탁기가 미국 시장 판매를 앞두고 있어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평가도 좋다. 미국 최대 소비자단체인 미국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생활가전 추천제품 22개 중 7개를 삼성전자 제품으로 꼽았다. 프렌치 냉장고와 양문형 냉장고, 드럼세탁기, 전자동세탁기, 건조기, 가스오븐 등이다. 나머지는 켄모어 6개, 월풀·GE 2개, LG전자 1개 등으로 삼성전자보다 추천모델이 적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뉴욕=부형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