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는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스팀을 인근 석유화학회사에 저가에 공급해줌으로써 이 업체들의 에너지 생산 비용 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신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회사가 나프타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잉여 수소를 도입해 중질유 탈활공정과 고도화공정을 운영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부족한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이를 통해 연간 100억 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설립한 ‘현대케미칼’ 생산시설 일부는 두 개의 설비를 하나로 합친 후 내부에 격벽을 쌓는 방식으로 설계해 적은 에너지로도 두 가지 생산 과정을 소화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기존 공정보다 에너지 비용을 30∼40%가량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이 같은 에너지 절감 방안의 원천은 ‘엔지니어그룹 수익개선 발굴 회의’다. 현대오일뱅크 엔지니어들은 평소 10개 그룹으로 나뉘어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과 수익 개선, 신규 수익원 발굴을 위해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룹별로 채택한 아이디어는 격주에 한 번씩 열리는 회의에서 발표하고 개선 효과가 뛰어난 아이디어는 즉시 현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경영진들이 즉각 의사결정을 한다. 폐열 회수 시스템도 이 회의에서 채택돼 시행한 아이디어다. 현대오일뱅크 엔지니어들은 공장 내 아무리 사소한 부분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늘 고민하며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