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 러 총리도 경고 사우디 “알아사드 무력으로 축출”… 이란 “사우디 파병하면 파멸할것” 오바마-푸틴 통화… 이견 못좁혀
국제사회가 시리아 휴전 협상에 합의하고도 러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까지 참전 병력을 확대해 시리아 내전이 ‘미니 세계대전’으로 커질 우려가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14일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력 동원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시리아 내전에 관한 정치 협상에 실패할 경우 아사드는 무력으로 축출돼야 할 것”이라며 “아사드 정권을 비호하는 러시아는 공습을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사우디는 최근 시리아에 지상군 파견 방침을 밝힌 데 이어 13일 시리아와 인접한 터키 남부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 전투기 편대를 배치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14일 20개국이 연합 군사훈련을 하기 위해 사우디 북부에 집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쪽의 천둥’으로 명명된 이 훈련에는 이집트 요르단 말레이시아 모로코 차드 파키스탄 세네갈 튀니지 등 수니파 우방의 육해공군 병력 35만 명과 전투기 2540대, 탱크 2만 대, 헬리콥터 460대가 참여한다. 사우디 당국은 “중동에서 실시된 역대 군사훈련 중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크다”고 밝혔다. 터키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교장관도 “시리아의 테러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사우디와 함께 지상 작전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터키군의 진짜 표적은 아사드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라는 점에서 양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시리아 내전에 외국 지상군이 투입될 경우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1일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아랍 파트너들은 영구적인 전쟁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시리아 온건 반군에 대한 공습을 중단함으로써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도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을 러시아군의 현대화된 무기 실전훈련장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파리=전승훈 aphy@donga.com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