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총선구도]‘선거구 없는 설날 밥상’ 민심 “깜깜이 선거 해결 능력 있나”… 무책임 정치권에 비판 쏟아져
4·13총선을 앞둔 유권자들의 설 민심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웠다. 여야는 설 연휴 기간을 총선 승리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민심 잡기에 나섰지만 무책임한 정치권에 대한 질타만 쏟아진 것이다.
특히 ‘깜깜이 선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새해부터 시작된 선거구 실종 사태가 9일로 40일째를 맞으면서 투표할 지역구와 예비후보가 누군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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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들은 특히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의 계파 싸움에 대한 쓴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인천 연수구에 출사표를 낸 민현주 의원은 “친박이고 진박(진짜 친박)이고 다 필요 없으니 제발 경제 좀 신경 써 달라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혜자 의원(광주 서구갑)은 “먹고살기도 힘든 상황에서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싸움만 해 걱정이 많다는 게 지역 민심이었다”고 말했다.
썰렁한 민심 속에 여야 지도부는 바삐 움직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설 연휴 기간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10일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논의할 여야 간 쟁점법안 협상 등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9일 경기 파주시 임진강 대대를 방문하는 ‘안보’ 행보에 이어 지난해 11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의식을 잃은 농민 백남기 씨를 찾는 등 지지층 확보에도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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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경남 양산시 자택에 머물고 있는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7일 트위터에 “새해엔 가슴 벅찬 감동과 환희의 새 세상이 열리기를 기원한다. 더 나은 삶, 더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더더더더 사랑해야겠다”는 글을 올렸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안이한 우리의 현실 인식이 북핵을 낳고 북핵 공갈 악순환이 우리 사회 불안을 가속화한다”고 적었다. 그는 “폐쇄적이고 폭압적이며 전근대적 왕조사회인 북한에 동조하는 남측 종북세력은 각성해야 한다”며 “한국사회는 종북이 진보의 탈을 쓰고 정치계 학계 노동계 종교계 등에 침투해 사회를 분열·혼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길진균 leon@donga.com·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