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 4월 3일까지 추모전… ‘TV로봇 시리즈’ 등 40여점 전시
갤러리 현대의 ‘백남준 10주기 추모전’에는 1990년 백남준이 ‘늑대 걸음으로’ 퍼포먼스를 하며 썼던 오브제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현대 제공
백남준이 세상을 뜬 지 29일로 10년이다. 갤러리현대는 4월 3일까지 추모 전시 ‘백남준, 서울에서’를 연다. 그의 대표작인 ‘TV로봇 시리즈’를 비롯해 비디오 조각 및 평면 작품 40여 점을 전시한다.
백남준이 1990년 7월 갤러리현대 뒷마당에서 벌인 진혼굿 퍼포먼스 ‘늑대 걸음으로’에서 사용했던 제기(祭器), 옷, 갓, 곰방대, 삽 등 소품들이 26년 만에 영상 기록과 함께 전시돼 주목된다. 그는 우연성을 중시한 플럭서스(Fluxus·전위예술운동)를 함께 전개했던 요제프 보이스를 추모하기 위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당시 퍼포먼스 영상을 촬영했던 프랑스인 장폴 파르지에 씨도 추모전을 보기 위해 한국에 왔다. 그는 “당시 백 작가가 ‘서울에서 엄청나게 재밌는 굿판을 차릴 테니 빨리 와서 촬영해’라고 팩스를 보내 왔다”며 “백 작가는 내가 강의하는 비디오 아트 장르를 개척한 마스터”라고 회고했다.
‘잡동사니 벽’은 국내 처음으로 전시되는 작품이다. 1995년 독일 볼프스부르크 미술관에서 연 개인전에 선보였던 것으로 백남준의 작품 세계에서 흔치 않은 현장 설치 작품이다. 그가 즐겨 사용했던 자동차, 불상, 가마, 구형 전자기기 부품 등의 오브제들이 전시장 바닥에 쏟아질 듯 뒤엉켜 있다.
28일 백남준의 과거 퍼포먼스를 재연하는 김창열 화백.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