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 13년째 설 선물 전달… 전국 홀몸노인 5000가구에 생필품
23일 서울 성동구 아름다운가게 서울그물코센터에서 아름다운가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나눔 보따리 포장작업을 하면서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라고 적힌 흰 면장갑을 낀 채 두 손을 흔들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제공
이날 봉사자들의 손으로 만든 선물상자의 이름은 ‘아름다운가게 나눔 보따리’. 9만 원 상당의 식료품·생필품과 쌀 10kg으로 구성된 나눔 보따리는 매년 설을 앞두고 전국의 홀몸 노인들에게 전달된다. 아름다운가게는 13년째 전국 매장 수익금을 통해 만든 나눔 보따리를 지역 빈곤 노인 가구에 보내고 있다.
2004년 1000개의 나눔 보따리를 처음 전달한 이후 점차 규모를 늘려 올해는 대상자가 전국 5000여 가구에 이른다. 초기 먹을거리 위주였던 내용물도 각종 생필품까지 포함해 다양해졌다.
3년째 나눔 보따리 행사에 참여한 시민활동가 임연선 씨(56·여)는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이 물건이 전달된다는 생각을 하니 추위도 잊혀지고 마치 사우나를 한 듯 개운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포장한 나눔 보따리 일부는 이날 곧바로 서울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전달됐다. 맨 처음 나눔 보따리를 받은 사람은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김정자 씨(76·여)였다. 김 씨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이어서 보탬도 되고 무엇보다 이렇게 직접 찾아와주니 마음이 ‘부자’가 된 느낌”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홍명희 아름다운가게 이사장은 “나눔 보따리를 통해 소외된 이웃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온기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