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기민한 대처 주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명의로 일본 롯데 사보에 발표된 신년사.
19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일본 롯데 신년사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일본 롯데가 고객이 빠르게 바뀌는 동안에도 고립에 빠져 있었다”며 “과거 성공 경험에 사로잡혀 자신만의 방식에만 집착하다가 세상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는 2014년까지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2014년 한국 롯데그룹이 81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제과 중심의 일본 롯데 매출액은 3조 원에 그쳤다. 신 회장은 이 신년사에서 일본 임직원들의 ‘변화’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그는 “이제부터 세상의 변화에 빠르고 기민하게 대처해 달라”며 “시대를 앞서 전망하고 변화에 미리 대응해야 고객의 협력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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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롯데와 제대로 협력하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한 표현”이라며 “신 회장은 최근 한일 롯데의 협력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한 달에 일주일 정도 일본에 머무르는 ‘한일 셔틀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이 한국에서 강조하고 있는 여성 인재 중용 정책은 일본에서도 그대로 추진된다. 신 회장은 “과자가 핵심 상품인 일본 롯데는 여성의 감성과 가치관을 활용해야 한다”며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장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롯데 신년사는 최근 발간된 일본 롯데 사보에 신 회장의 일본식 이름(통명·通名)인 시게미쓰 아키오(重光昭夫) 명의로 실렸다. 일본 롯데는 1948년 창립 이후 줄곧 신 총괄회장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했는데 신 회장 명의의 신년사가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신 회장은 올해 한국 롯데 신년사도 처음 발표한 바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