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담화 이후]朴대통령 “배치 검토” 발언 파장
하지만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 일각에서까지 ‘사드 배치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사드 배치론 급물살 탈까
정치권에선 사드 배치 논의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좀 더 강한 대북 압박수단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으로 사드 배치 관련 사안을 검토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야당에서도 찬성론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북의 핵 무장에 가장 좋은 대비책은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백군기 원내부대표도 “북핵 대비에 필수적이라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사드를 특정하지 않은 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한국, 일본과 함께 MD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미국은 최근 B-52 전략폭격기를 출격시킨 데 이어 지역에 대한 더 큰 안전보장을 위해 MD 능력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며 “북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데 직접적으로 관련된 MD 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의 MD 강화는 백악관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것이지만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3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가 주최한 북핵 관련 청문회에서 “한국이 과거 거부감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제 사드 배치를 포함해 MD 체계 강화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발사대를 떠난 요격 미사일이 두 번의 포물선을 그린 뒤 목표물을 쫓아가는 모습. 사진 출처 록히드마틴 홈페이지
미군의 사드 포대 배치도 관심이다. 미군 기관지인 성조는 최근호에서 북의 4차 핵실험 이후 괌 앤더슨 기지에서 한국으로 출격한 B-52 전략폭격기처럼 사드도 중요한 대북 무력시위 전력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유사시 괌 기지의 사드 포대가 빠른 시간 내 한국으로 이동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괌 기지의 사드 포대는 수송기로 6시간 내 한국으로 이동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성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미국은 강화된 MD 능력을 북한에 보여줌으로써 더 강력한 무력시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괌 기지와 미 본토, 하와이 등지에 총 4개의 사드 포대를 운용 중이다. 사드 1개 포대는 200여 명의 부대원과 발사대, 레이더, 사격통제장비로 이뤄져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송찬욱 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