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발(發) 악재와 저유가 쇼크 등의 여파로 전망치가 종전보다 대폭 낮아졌다. 한국은행도 이달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기존 3.2%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IB 6곳이 최근 발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6%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내놓은 평균 전망치(3.4%)보다 0.8%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6월 3.7%에서 2.2%로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씨티그룹도 종전 3.3%에서 2.4%로 낮춰 잡았다. IB들은 “중국의 경기둔화 등 신흥국 경제 불안으로 한국의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 투자 부진 등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제약하고 있다”며 전망치의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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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은이 지난해 10월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2%로 낮춘 뒤에도 부진한 경기 흐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제 불안, 국제유가 급락세 등으로 수출 전선에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를 마친 뒤 “10월 전망치 발표 이후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생겼다”며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한은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3.0% 밑으로 성장률을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망치를 2%대로 순식간에 낮출 경우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의 불안감을 과도하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은이 3.0% 정도로 성장률을 제시한 뒤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좀더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정부(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3.1%로 제시했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로 발표했다. 반면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대체로 올해 성장률을 2%대 중후반대로 전망하고 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