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총책 김양건 사망] 北 대남정책에 미칠 영향은
2014년 인천亞경기 관람 지난해 10월 4일 인천 아시아경기 폐막식에 참석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오른쪽부터). 동아일보DB
특히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던 김양건은 남북의 차이점과 실상을 잘 아는 대화 파트너였다. 전문가들이 당분간 남북관계가 다소 경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김양건은 2012년 김정은 체제 본격 출범 이후 승승장구해 왔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대화에서 북한 측 주장과 판단을 주도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양건은 남북대화에서 ‘말이 통하는’ 인물이었다. 남북대화에서 비교적 온건한 태도로, 논쟁이 벌어져도 좀처럼 화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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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서울 방문때 2009년 서울을 찾은 김양건 부장과 임태희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남북 정상회담 논의를 위해 만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김양건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대화를 담당하는 통일전선부 라인 인사들이 대거 숙청당하는 와중에도 혼자 살아남았다. 다른 관계자는 “무색무취한 스타일로 실권보다는 오래 살아남는 처세를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양건의 이런 노회한 스타일이 오히려 남북관계에 속도를 내려는 김정은의 생각을 막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정부 내에서는 오히려 대남·대외 관계 개선이 필요한 김정은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남북대화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개발의 필요성을 느끼는 김정은이 남북·대외관계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
김양건 후임으로는 올해 초 숙청설이 나왔으나 김양건 장의위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복권된 것으로 보이는 원동연 통일부 부부장 등이 거론된다. 다른 관계자는 “하지만 당 비서라는 위상으로 볼 때 복권된 최룡해가 김양건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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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