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산업부 기자
2015년 겨울, 국내 게임업체 넷마블이 모바일게임 흥행에 힘입어 올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게임사가 연매출 1조 원을 넘긴 것은 넥슨뿐이었다. 넥슨이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 기반을 둔 게임사로는 넷마블이 처음인 셈이다. 넷마블의 연간 매출 1조 원 돌파는 단순히 넷마블의 성과만으로 그칠 일은 아닌 것 같다. 작게는 ‘게임회사 직원들도 예전보다 결혼하기 수월해졌다’에서부터 크게는 ‘국민들의 게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한국 게임산업이 글로벌 진출 동력을 확보했다’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게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은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G-STAR)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2015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모와 머리 희끗한 중년 부모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어린 학생들만 북적거리던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게임 향유 세대가 넓어지면서 부정적 인식도 그만큼 옅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광고 로드중
이쯤 되면 게임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단순히 흥행만을 위해 지나친 폭력성이나 사행성을 띠고 있는 일부 게임이다. ‘나쁜 게임’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게임이라면 무조건 손사래부터 치는 부모들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알아야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들기만 하면 게임하는 줄 알고 득달같이 달려오는 것이 요새 어린이들이다. ‘원천 봉쇄’는 불가능하다. 부모들은 함께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김기용 산업부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