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냥하기, 목욕하기, 놀기, 웃기. 이것이 바로 인생. ―로마인의 성과 사랑(알베르토 안젤라·까치·2014년) 》
한 고대 로마인이 인생을 이렇게 정의한 글귀가 석판에 새겨진 채 알제리에 있는 로마시대 유적지 팀가드에서 19세기에 발견됐다. 이 중 ‘놀기’에는 성생활이 포함된다. 인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고대 로마에서 성(性)은 사랑의 신 비너스(그리스명 아프로디테)가 준 선물인 만큼 최대한 향유해야 한다는 관념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이탈리아 국영 방송사인 라이(RAI)의 역사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학자인 알베르토 안젤라 씨가 펴낸 이 책은 나오자마자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저자는 시곗바늘을 기원전 115년으로 돌려 ‘감각의 제국’ 로마를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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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문제와 관련해 로마 남성들도 요즘 남성과 같은 고민을 했다. 이들은 마늘, 아스파라거스, 바닷가재 등을 강력한 정력제라 믿고 자주 복용했다. 여성을 위한 인공 음경도 인기였다. 가죽, 양털과 생나무로 만들어졌던 이 제품은 지금까지 남아 있지는 않지만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시라쿠사에서 발견된 항아리 그림 등을 통해 저자는 이런 풍속도를 재현한다.
풍성한 성 문화를 가진 로마였지만 현대와 분명히 다른 풍경도 있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길거리에서 키스하거나 연인을 쓰다듬을 수 없었다. 또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육체적 접촉은 금지됐다. 결혼한 부부들조차 길거리에서 손을 잡을 수 없었다. 손을 잡는 행위는 결혼식같이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