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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어르신들에겐 바꾸려는 의지 없어”

입력 | 2015-12-21 03:00:00

[야권 재편 소용돌이]박원순과 토크콘서트서 발언
노인폄하 논란 번질 조짐에… 朴 “지지세력으로 모셔야” 진화
與 “불효정당 이름값 하고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 나란히 참석해 안철수 의원 탈당 후 ‘문-박 연대’를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남은 새정치연합의 단합’을, 박 시장은 ‘새정치연합과 야권의 통합’을 강조해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문 대표는 이날 “요즘 내 처지가 설악산 흔들바위(당 대표를 주위에서 흔든다는 뜻)”라고 털어놓았다. 안 의원을 겨냥해 “우리 식구 일부가 ‘우리 집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나갔다”면서 “남은 사람이 할 일은 똘똘 뭉쳐 보란 듯 집안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는 총선을 이길 수 없다는 패배주의적 사고를 깨치고 당당히 출발하면 확장, 통합을 만들어준다”라고도 했다. 문 대표가 당 밖 야권세력과의 통합보다 당 내부의 단합을 강조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박 시장은 “나는 서울의 흔들바위”라며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등에 반대한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필승이고 분열은 필패”라며 “중도보수까지 (통합)해서 총선을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 통합의 외연을 더 넓혀야 한다는 취지로 들렸다.

한편 문 대표는 “어르신 세대는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이 정부가 잘한다고 지지하지 않느냐”며 “어르신들에게는 바꿔야 된다는 의지가 없어 젊은 세대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자칫 노인 폄하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박 시장은 “어르신도 좋은 분이 많으니까 우리 지지 세력으로 모셔야 된다”며 진화에 나섰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문 대표가 어르신 세대를 의지 없는 세대로 폄하해 ‘불효 정당’ 이름값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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