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소방관 자녀 대상 ‘록수장학회’… 40년간 913명에 3억 가까이 지급 진도군 농민 계모임 ‘녹수계’회원들… 50년간 모은 1655만원 장학금 기부
전국에서 유일한 소방관 자녀 장학회인 재단법인 록수장학회가 18일 광주시청에서 소방관 자녀 20명에게 장학금 195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는 재단법인 록수장학회가 18일 시청 3층 회의실에서 소방관 자녀 20명에게 2015년 장학금 1950만 원을 전달하고 소방관 2명에게 록수상을 시상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록수장학금 지급 대상자는 지역 소방관 자녀들로 중학생 10명, 고등학생 5명, 대학생 5명 등 총 20명이다.
전국 유일의 소방관 자녀 장학회인 록수장학회는 1974년 지역 기업인 등 10명이 ‘영원불변’을 뜻하는 록수(綠水)회를 설립해 1976년부터 장학금을 지급했다. 당시 회원 10명은 광주 소방행정자문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친선 모임을 시작했지만 학비가 없어 학업을 포기한 학생이 많다는 것을 알고 록수회를 설립했다.
염홍섭 록수장학회 이사장(84·㈜서산 회장)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소방관들은 사회의 빛과 소금”이라며 “앞으로 록수장학회를 더 활성화해 장학사업의 귀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욱 이사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 녹수계 회원들이 이달 초 이동진 진도군수(왼쪽에서 네 번째)에게 50년전 농촌계몽운동 차원에서 모은 장학금 1655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진도군 제공
회원들은 당시 진도 주민 수가 10만여 명에 이르고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잘살기 운동 차원에서 농업 공업 상업을 활성화시키자는 사업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종잣돈으로 2년간 40만 원을 모았다. 사업을 하면서 모은 종잣돈을 지역인재 육성 장학금으로 기부하자는 목표도 세웠다.
회원들이 모금한 돈 40만 원에 50년간 이자 수입이 더해져 1655만 원이 됐다. 녹수계 회원들은 대부분 사망했고 현재 30여 명이 생존해 있다. 생존 회원들은 50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 1655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것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