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한국경제 어디로]<3>금융-부동산투자 어떻게 할까
1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6% 하락한 34.95달러에 마감해 35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에 따라 전날 미국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잠시 안도했던 글로벌 증시도 흔들렸다. 18일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통화완화정책 발표에 장중 한때 3% 가까이 치솟았지만 이번 대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1.90%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2.64포인트(0.13%) 내린 1,975.32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도 일제히 1.5% 안팎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은 국내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 유럽의 통화정책이 엇갈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데다 국제유가 폭락, 중국의 경기 둔화, 신흥국 부채 위기 등 지뢰가 곳곳에 깔려 있는 만큼 철저히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줄이라고 강조했다.
○ 부동산 시장엔 먹구름… 대출금리 일제 상승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지난달 연 2.89∼4.25%에서 현재 연 3.11∼4.47%로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2.97∼4.72%에서 3.06∼4.69%로, KEB하나은행은 3.00∼4.70%에서 3.07∼4.77%로, NH농협은행은 2.86∼4.26%에서 3.05∼4.35%로 각각 올랐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잇달아 오른 것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의 기대감이 미리 반영돼 11월(전월 대비 0.09%포인트 상승)에 이미 2011년 8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내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2, 3차례 더 올릴 예정이라 시장금리는 당분간 오를 것”이라며 “신규 대출을 받을 사람은 변동금리로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혼합형 대출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저금리로 최근 수년간 부동산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 상가, 분양형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에 뛰어든 이들이 많았지만 은행 금리가 높아지면 상대 수익이 떨어져 투자 안정성이 떨어지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채권보다는 주식… 원자재 투자 자제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해질 때까지 원자재 투자는 자제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면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행돼 아직 상환되지 않은 원유 DLS 2조2500억 원어치 가운데 약 1조 원어치가 원금손실(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DLS 대부분이 2016, 2017년에 만기가 돌아오는데 그때까지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면 손실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해외펀드처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는 투자 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이상훈·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