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대표 선발전 초등부 우승 전북클럽 아이스하키팀
전북스포츠클럽 초등부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이 전주 화산체육관 빙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 팀은 최근 학교 운동부를 꺾고 2016년 전국 겨울체육대회 전북도 대표로 선발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국민생활체육회 제공
전북스포츠클럽 아이스하키 초등부에서는 20명이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이 스틱을 잡는 것은 1주일에 3번이다. 그나마 학교와 학원 수업 등을 마친 뒤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만 얼음 위를 달린다. 이 팀이 엘리트 체육을 누를 정도로 실력을 갖춘 것은 2년 전 종합형 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의 재정 지원을 받은 덕분에 선수 출신의 전문 지도자를 영입할 수 있었다. 전북스포츠클럽 이경훈 매니저는 “대학 아이스하키팀 코치도 했던 분이 체계적으로 가르치니 아이들 실력이 쑥쑥 늘더라. 우리 학생들은 공부도 잘한다. 중학교 아이스하키팀에서 오라는데도 ‘공부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부모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스포츠 현실에서 ‘스포츠와 학업의 병행’은 쉽지 않다. 학교 스포츠부에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운동선수를 직업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평일에는 공부하자며 2011년 ‘고교야구 주말 리그’를 도입했지만 이는 결국 평일에 훈련하고 주말에 경기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57개 종목에 선수로 등록된 학생은 10만 명에 육박한다. 반면 프로 구단과 실업팀 선수를 다 합쳐도 1만 명이 안 된다. 운동만 해 왔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찾기도 힘들다.
2013년부터 2년 연속 평가 1위를 받은 전북스포츠클럽은 800여 명의 회원 가운데 70%가 유·청소년이다. 이 매니저는 “운영을 해 보니 스포츠 선진국처럼 되려면 어릴 때 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유·청소년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국체회 관계자는 “내년부터 모든 종합형 스포츠클럽이 적어도 한 종목 이상의 선수반을 만들어야 한다. 우수 선수를 대한체육회나 가맹 경기단체의 선수로 등록해 클럽 중심의 청소년 운동부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