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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연성 방광경으로 비뇨기과 환자 고통 줄어

입력 | 2015-12-16 03:00:00

[베스트 클리닉]방광 질환에 대한 오해와 진실




김장환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연성 방광경이 도입되면서 환자들의 고통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설마 여자가 비뇨기과에 갈 줄이야.”

조기에 진단이 쉽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성들은 처음부터 비뇨기과 질환에 대해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뇨기과는 남자들만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비뇨기계에 통증이 있어도 산부인과, 내과부터 갔다가 뒤늦게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일도 있다. 남성들도 내과 이비인후과 등에 비해 유독 비뇨기과에 가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김장환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에게 가장 흔한 비뇨기 질환인 방광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Q. 방광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A. 방광에 일시적으로 균이 침투해 번식을 하게 되면, 소변을 자주 보고 통증이 커질 뿐 아니라 잔뇨감도 느끼게 된다. 이를 단순 방광염이라고 한다. 하지만 균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하루에 8회 이상 자주 소변을 보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단순 방광염과 과민성 방광에 대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소변에서 피가 발견되면 남녀 불문하고 비뇨기과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단순 감염이 아닌 방광결석(방광 내 돌이 있는 경우) 또는 방광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Q. 간질성 방광염이 늘고 있다는데….

A. 특히 발병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는 간질성 방광염이 최근 늘고 있다. 간질성 방광염이란 방광통증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배뇨장애로 빈뇨, 절박뇨, 방광통, 골반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방광 내에 여타의 감염 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방광의 점막이 파괴거나 기능이 약해져 방광의 감각을 변형시키고 크기마저 줄어드는 질환이다. 성행위로 인해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하며, 여성의 경우 생리를 할 때 악화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여성에게만 주로 발병했지만, 최근에는 남성 환자도 늘고 있다.

특수광이 장착된 올림푸스의 방광경으로 찍은 방광암 환자의 방광 사진(오른쪽 사진). 일반 방광경으로 찍은 사진(왼쪽 사진)보다 암 부위(붉은색)가 더 명확하게 보인다.


Q. 간질성 방광염은 어떻게 관리하나?

A.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알코올, 인공감미료, 카페인, 탄산음료, 감귤류의 음료, 매운 음식 등은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소변의 농축을 막아야 한다. 가급적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 치료, 수압을 이용한 방광용적 확대술, 방광절제술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장을 이용한 방광 확대술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법은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해 전문의와 상의 후 진행해야 한다.

Q. 과거에는 방광염 검진이 무척 고통스러웠다는데….

A. 방광은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는 검진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요도에 방광경을 주입해 직접 육안으로 검진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경이 약 0.5cm에 금속 재질인 방광경을 요도에 주입하는 건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다. 국소마취 후 방광경을 주입하지만, 출산의 고통보다 더 아프다는 환자들도 있을 정도다. 해외에서는 전신마취 후 방광경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전립샘(선)이 비대해 요도가 좁은 환자들은 더 고통이 심했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올림푸스의 연성 방광경 모습. 올림푸스 제공


Q. 연성 방광경이란…?

A. 최근에는 위 내시경에 투입되는 것과 비슷한 연성 방광경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고통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게 환자들의 주된 반응이다. 기존 방광경은 금속 재질이기 때문에 요도 속에서 휘지 않았지만, 연성 방광경은 고무 재질로 요도 내에서 자유 자재로 휜다. 특히 연성 방광경은 유연하게 움직이는 플렉서블 스코프(flexible scope)와 각진 모서리를 제거한 새로운 선단부를 통해 부드럽게 비좁은 요도를 통과할 수 있다.

Q. 연성 방광경의 장점은…?

A. 방광 내 다양한 질환에 대한 진단율도 높일 수 있다. 기존 방광경은 방광 안 곳곳을 관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연성 방광경은 휘기 때문에 방광 내 곳곳을 볼 수 있다. 특히 올림푸스 제품은 시야각이 120도에 이르고, 자유자재로 휘기 때문에 방광 내 사각지대의 환부까지 찾아낸다. 또 내시경에 화질과 밝기를 높여 더 자세하게 방광 내 증상을 확인할 수 있다.

Q. 이런 장점이 많은데도 아직 연성 방광경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A. 현재 연성 방광경 검사와 기존 방광경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다. 환자도 두 검사법 모두 같은 비용을 내고 있다.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고가의 연성 방광경을 도입할 동기가 부족한 편이다.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연성 방광경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성 방광경이 환자의 고통을 획기적으로 경감시키는 만큼 조금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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