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이대호(가운데)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대호는 윈터미팅이 열린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여러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 긍정적 기류를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ML 윈터미팅 마치고 귀국
“ML 이적시장 전체적으로 지연…여유 가져야”
현지 보도 예상보다 적어 일방적 낙관론 경계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린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로 7일 떠났던 이대호(33)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출국 전부터 스스로 “계약하러 떠나는 것이 아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당장 큼지막한 선물 보따리를 품고 돌아온 것도 아니다. 동행한 친형이자, 소속사 O2 S&M의 대표인 이차호 씨도 “계약은 윈터미팅 종료 후에 이뤄지지 않을까.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
직접 느낀 긍정적 메시지는 많았다. 이대호는 앞서 10일 “미국 현지에서 나에 대한 많은 정보와 관심에 놀랐다. 메이저리그 도전 발표가 늦었지만 알아보고 관심을 기울여주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만큼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 진출을 돕고 있는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이대호의 친화력과 성격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윈터미팅 기간 이대호에 대한 미국 현지 매체의 보도는 많지 않았다. MLB닷컴의 피츠버그 담당 취재기자인 톰 싱어가 8일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이 윈터미팅에 온 이대호를 만난다’고 보도한 것 외에는 특별한 기사가 없었다. 그런데 이틀 후 CBS스포츠가 FA(프리에이전트) 1루수 2위로 평가한 마이크 나폴리에 대해 피츠버그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이대호의 피츠버그행에 물음표가 찍히기도 했다.
미국 사회는 립 서비스에 강하다. 이대호는 한국프로야구뿐 아니라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정상급 타자로 활약했기 때문에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와 전력보강 파트 사이에 인지도가 높다. 한 스카우트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메이저리그 구단 소속 스카우트가 상주한다. 상세한 정보를 많은 구단이 갖고 있다. 이대호 등 FA이거나 해외 진출 자격을 앞둔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 수집은 상세하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신중해야 하며 일방적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물론 이대호는 일본에서 검증됐고, 올해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시장에 특급 FA 1루수가 많지 않다는 사실은 큰 이점이다. 일본리그 고액 연봉자(소프트뱅크 잔류시 2016년 보장 연봉 5억엔)로 계약조건 계산이 쉽지 않다는 점과 만 34세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점 등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