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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백일장 금상 타… 꿈의 한국유학”

입력 | 2015-12-02 03:00:00

성균관대, 우즈베크서 장학생 3명 선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지난달 28일 열린 ‘제7회 중앙아시아 성균한글백일장 대회’ 참가 학생들이 주최측에서 제공한 티셔츠를 입고 글짓기를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4개국 20여 개 대학 한국어 전공자 등 60여 명이 3명에게 주어지는 한국 유학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성균관대 제공

“한국어 덕분에 한국 유학의 꿈을 이루게 됐어요.”

카자흐스탄 국제관계세계언어대학 4학년 악토르긴 바이베코바 씨(20·여)가 기쁨에 찬 표정으로 환호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그랜드미르 호텔에서 열린 ‘제7회 중앙아시아 성균한글백일장 대회’에서 1등인 금상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앙아시아 4개국 20여 개 대학에서 추천을 받은 60여 명이 참가했다. 금, 은, 동상 수상자는 성균관대가 대학원 장학금(2년)을 지원한다.

올해 백일장 글제는 ‘신뢰’. 바이베코바 씨는 사업에 실패해 가족을 돌보지 못했던 아버지와 자신의 이야기로 심사위원 4명 전원에게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장인 김호 성균관대 중어중문과 교수는 “어려운 주제임에도 글의 내용과 형식 모두 완결성을 갖춘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았다”고 말했다.

은상을 차지한 자혼기르 라흐마초다 군(17)은 한국어 공부 시작 1년 만에 한국 유학의 꿈을 이룬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고교 3학년인 라흐마초다 군은 한국 유학 중인 두 형처럼 한국에 가기 위해 1년 전 세종학당을 찾았다. 대회 참가를 위해 타지키스탄에서 13시간 넘게 택시를 타고 왔다. 그는 어릴 때 만난 유기견과의 이별과 재회를 감성적으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라흐마초다 군은 “형들에게서 한국에 대한 얘기를 듣고 한국 유학을 꿈꾸기 시작했다”며 “대회 직전에는 며칠 동안 거의 잠을 안자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석규 성균관대 국제처장은 “대회가 지속되면서 단순히 말을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 우리말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부 대회 참가자에게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진다고 한다. 덕분에 한국어 학습은 많은 현지 학생들에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이날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 학생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국고전번역원의 특별강연도 열렸다.

타슈켄트=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