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웹소설 Cell 이사 인터뷰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Cell 이사는 지난해 포브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차세대 리더 12인’에 선정됐다. 사양 산업으로 인식되던 만화 분야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수익을 창출한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김 이사는 여러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신사업을 만들고 사람들을 만화 비즈니스로 끌어 모았다. 독자들은 무료로 웹툰을 즐길 수 있게 됐고 만화 창작자들은 최대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구조가 됐다. 그는 회사에서 가장 성공한 ‘만화 덕후(만화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로 불린다. 현재 웹툰의 글로벌 사업화를 위해 뛰고 있는 김 이사를 DBR가 만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제작자
김 이사가 웹툰 비즈니스를 하면서 무엇보자 중시한 게 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작가들을 많이 데려오는 것이었다. 유명 작가들을 찾아가 무조건 작품을 그려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도전만화’ 제도를 만들었다. 네이버 아이디를 가진 남녀노소 누구라도 자신이 창작한 웹툰을 네이버에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재능 있는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에 다양한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다.
●소수라도 최고의 만족감을 줘야 성공
김 이사는 “100명에게 80점의 만족도를 주기보다 20명에게 120점의 만족도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 작품을 연재했는데 100명이 “괜찮다”고 하는 것은 나중에 망할 확률이 높지만, 100명 중에 30~40명이 “최고에요”라고 엄지를 치켜드는 작품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고라는 평가를 해 준 사람들은 일반 독자들이 떠나더라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작품을 지원해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열혈 독자를 토대로 만화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해 웹툰 유료화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김 이사는 “한 작가와 만나 술을 마시면서 유료화 방안을 고민했는데, 이 작가가 한 페이지라도 먼저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 대화에서 힌트를 얻어 그는 미리보기 서비스를 유료로 시작했다. 예를 들어 50화까지 연재가 되는 만화가 있는데, 다음 편이 아주 궁금한 독자라면 돈을 지불하고 먼저 다음편을 미리 보여주는 방식이다. 돈을 내지 않은 나머지 독자들에게는 1주일 후 만화를 보여줬다. 그는 “작가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하면서 훌륭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지영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