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 1만명 유전정보 분석
인간 유전자 가운데 질병과의 관련성이 밝혀진 유전자는 수천 개나 된다. 개인 게놈을 해독 및 분석해 질병 유전자와 관련된 염기서열을 찾는다면 발병 가능성이 큰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 제공
○ 3년 동안 1만 명 게놈 해독
이번 프로젝트는 1차적으로 향후 3년간 울산 시민 1만 명을 대상으로 유전자를 기증받아 게놈 해독을 진행한다. UNIST 등 연구진은 향후 이 프로젝트를 한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놈 코리아 사업’(가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1만 명이라는 숫자에는 통상질환뿐만 아니라 희귀질환과 관련한 유전적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질환의 기준이 1만 명당 5명 내외이기 때문이다.
○ 선진국도 의료비 부담 줄이려 적극적
선진국들은 개인 맞춤형 게놈 사업을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 개인의 게놈을 해독해 암과 희귀질환 환자들의 것과 비교하면 관련 질병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질환에 대한 유전자 정보는 이미 수천 개가 알려져 있다.
영국은 지난해 ‘10만 명 게놈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2017년까지 3년간 3억 파운드(약 52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맞춤 의학(또는 정밀 의학)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며 100만 명의 게놈을 분석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한국인 고유의 게놈 정보도 확보해 질병 예방
이날 유전자 기증 서약식도 함께 열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병원과 보건소를 찾아가 유전자 기증서와 함께 혈액 샘플을 제공하면 UNIST 게놈연구소에서 게놈을 해독하고 주요 질환에 대한 표지 등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개인에게는 질병 예측과 진단을 통해 맞춤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량으로 모은 게놈 빅데이터로는 한국인 게놈 표준 정보를 작성하고 바이오의료 산업을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
UNIST는 우선 내년까지 기존 게놈 정보와 함께 300명에 대한 게놈 해독을 마쳐 다양한 바이오 빅데이터를 만들 계획이다. 2017년에는 1000명 규모로 인원수를 늘리고 정보 분석 기술과 실험 기법을 완성할 방침이다. 2018년에는 1만 명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시약과 진단기기를 개발하고 게놈산업센터를 이용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돌입한다.
이번 사업은 조지 처치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주도로 세계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개인게놈프로젝트(PGP)’와도 협력해 사업의 세계화와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 게놈(Genome)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 생명체의 전체 염기서열 정보를 뜻한다. 특정 염기서열에는 질병 발생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질병을 예측하거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