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흑두루미 7마리 발견… “생태가치 확인” 환경단체 반색
세종시 장남평야에 처음 날아든 재두루미와 흑두루미가 추수를 마친 농경지에서 곡식 낟알을 먹으며 남쪽의 월동지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장남평야환경지킴이 제공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장남평야 환경지킴이 등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5마리와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2마리가 가족 단위로 장남평야에 날아 들었다. 들판 농경지에서 추수 후 남은 이삭 등을 먹으면서 노니는 모습이 주민들과 이들 환경단체에 포착됐다. 장남평야 환경지킴이 김지훈 팀장은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진 이 철새들은 멀리 몽골 평원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 남쪽의 월동지로 날아가던 중 장남평야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진귀한 새들은 2013년 2월경부터 장남평야를 찾기 시작했다. 올해 2월에는 재두루미뿐 아니라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가 처음 발견됐다. 이곳에서 오래 농사를 지어왔다는 임상철 씨는 “이런 조류들이 발견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재두루미는 한강하구의 김포 등지에서 오래전부터 월동하며 번식하는 조류로 살아왔으나 최근 개발과 경작지의 감소 등의 여파로 멀리 일본으로 월동지를 옮기고 있다. 서해안 천수만과 동해안 철원 등을 거쳐 일본 규슈 사가 현 이마리 만 상공을 지나 가고시마 현 이즈미로 날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 경로에 있는 이마리 시는 관광자원과 생태농업 홍보 효과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월동지 유치에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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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천연기념물로 희귀 철새인 재두루미와 흑두루미의 장남평야 방문은 생태도시를 표방한 세종시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