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장환수의 스포츠 뒤집기]1000만 관중 셈법

입력 | 2015-11-25 03:00:00


장환수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년 전 프로야구 정규 시즌 1000만 관중 시대를 낙관하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보고서를 눈여겨본 언론은 전무했다. 8개 구단이 팀당 133경기씩 총 532경기를 치르는 체제에선 전 경기가 매진되는 기적이 일어나야 1050만6100명의 관중 동원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는 휴지통으로 들어갔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반대다. 변화를 읽는 데 둔감했던 야구 기자들이 낯부끄럽게 된 것은 물론이고 이 보고서조차 너무 보수적으로 쓰인 것으로 판명됐다. 프로야구 관중은 보고서가 발표되고 첫 시즌인 2011년 681만 명으로 급증한 뒤 2012년 715만 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보고서의 예상 관중 달성 연도를 단숨에 10년가량 앞당긴 것이었다.

▷8개 구단 체제는 그대로이고, 규모가 큰 구장이 새로 생긴 것도 아니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입장 관중을 구장 수용인원으로 나눈 좌석점유율이었다. 2004년 22.1%로 2000년대 들어 최저였던 좌석점유율이 2011년 64.8%, 2012년 68.0%로 치솟았다. 이는 미국의 69.0%, 일본의 69.8%와 맞먹는 수치.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 달리 홈팀이 방문팀과 입장 수입을 나누기 때문에 관중을 부풀려 발표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좌석점유율은 한국이 이미 세계 톱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았다.

▷프로야구 관중은 NC가 합류한 9구단 체제에선 2년 연속 650만 명 수준으로 답보 상태를 보였다. 팀당 128경기씩 총 576경기가 치러져 경기 수는 44경기가 늘어났지만 홀수 팀끼리 벌이는 리그에선 한 팀이 경기를 치르지 못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경제 위기와 세월호 사태 등 외부 요인도 관중 감소의 원인이었다.

▷드디어 올해 KT의 1군 리그 합류로 프로야구는 10구단 체제의 퍼즐을 모두 맞췄다. 경기 수는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로 늘어났다. 당연히 관중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정규 시즌 736만 명의 관중은 KBO 보고서의 2026년 시계와 일치했다. 그러나 늘어난 경기 수만큼 관중이 증가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 평균 관중은 1만222명으로 최근 5년 중 꼴찌였다. 2012년 평균 관중은 1만3451명이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신생팀이 합류한 시즌은 관중이 줄어드는 게 관례다. 올해는 궂은 날씨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도 컸다. 희망적인 것은 상위권 전력 평준화와 KT의 막내 돌풍으로 6, 7월보다 8, 9월에 관중이 더 오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내년엔 넥센이 고척스카이돔으로, 삼성이 라이온즈파크로 이사를 간다. 720경기를 기준으로 평균 관중이 1만3889명만 되면 1000만 관중이 달성된다. 전국 평균 2만5000석 구장에서 경기를 하면 좌석 점유율이 55.5%만 되면 된다. 1000만 관중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