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사로 살펴보는 엉뚱한 인문학 ❶
세계 수면문화 컬렉션
세계의 수면문화를 보면 정말 가지각색의 모양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세계 수면문화에는 우리가 몰랐던 삶의 다양성과 독특한 문화가 숨겨져 있다.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보자.
에디터 임준 자문 신홍범 원장(코슬립수면센터)
낮잠의 건강학
세계적으로 낮잠에 대한 찬반 논쟁이 한창이다. 휴식을 통해 오후의 능률을 높인다는 주장과 시간낭비라는 입장이 팽팽하다. 최근의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낮잠을 줄여가자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창 일할 시간에 잠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은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을 비롯한 수많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 포르투갈,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크로아티아, 몰타 등 생각보다 많은 나라가 낮잠을 자고 있고, 중국의 경우는 ‘우지아오’라고 해서 낮잠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중학교까지 국가에서 낮잠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정도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기온이 매우 높고, 더운 지방 특유의 과식문화가 있어 오후에는 졸음이 쏟아져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텐트 문화, 이동의 운명학
전통적으로 아랍의 민족들은 유목하는 민족들이다. 현대문명이 들어오고 정착해 사는 경우가 보편화됐지만, 아직도 사막을 돌아다니며 전통을 고집하는 민족이 있다. 몽골의 대평원 또한 그러한데 그들은 멈추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 중동의 베두인족, 그리고 몽골족이 그들이다.
유목하며 이동을 하는 두 부족은 도시 문명을 거부하고 대자연과 하나가 되며 매일 밤잠이 든다. 날이 밝고 그들을 이끄는 대자연의 운명대로 그들은 또 어디론가 이동해 간다.
부적의 힘, 주술의 심리학
누구나 두렵고 걱정이 태산인 삶을 살아간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삶은 고달프다. 그럴 때 드림캐처나 걱정인형에게 맡겨보자. 누군가 대신 걱정해준다면 나는 편안히 잠들 수 있다.
해먹(hammock)의 경제학
다른 형태의 침대에 비해 해먹은 배가 위아래 좌우로 흔들거리고 기울어지는 와중에도 중력의 방향을 유지함으로써 선원들이 배의 흔들거림과 조화를 이루는 역설적인 안정감 속에서 잠잘 수 있게 해주었다.
면·마·나일론 등의 끈으로 그물처럼 뜬 것이 보편적이다. 손쉽게 접어 정돈·간수하기에 편하며, 습기를 방지하므로 군함·상선·캠프용 침구, 유아의 요람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크기는 길이 3m, 나비 1m가 보통이다.
500년이 넘는 동안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 또한 해먹의 경제성일 터이다.
그리스에서는 결혼식을 마치면 하객에게 설탕이 입혀진 아몬드를 주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이 아몬드를 자기 전에 베개 밑에 두면, 꿈속에서 미래에 결혼하게 될 운명의 상대를 보게 된다고 한다.
그리스의 미혼남녀는 꿈에서 정말 운명의 상대를 보게 될까?
세계 수면 문화는 독특하고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수면문화는 아름다운 삶을 바라는 사람들의 소박함을 품고 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아가는 삶의 의지가 오랜 세월 속에 녹아있다. 생활사로 살펴보는 엉뚱한 인문학, 수면사를 보니 세계가 보인다. 신기한 일이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