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규 국제백신硏뎅기사업단장 “2014년 귀국 감염병 환자의 41% 차지… 겨울 해외여행객 경각심 높여야”
윤인규 국제백신연구소(IVI) 뎅기백신사업단 단장(48·사진)은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동남아 여행이 활성화돼 있지만 이 국가들이 가장 위험한 질병 중 하나로 꼽는 뎅기열에 대한 위기의식은 아직 높지 않은 것 같다”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메르스와 에볼라처럼 뎅기열의 위험성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뎅기열은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 두통, 열, 근육통 등의 증세를 동반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만∼1억 명이 감염된다. 통상 중증 증세를 보이는 50만 명 중 1∼2.5%가 사망한다. 사망자는 적지만 환자 수가 워낙 많아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가장 위험한 감염병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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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단장이 뎅기열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미군에서 활동하던 2003년 태국 출장에서 우연히 뎅기열 유행 사태를 목격하면서부터다.
그는 “이전까지는 뎅기열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었지만 현지 병원을 가득 채운 환자들의 고통과 두려움을 지켜보면서 뎅기열의 연구 필요성을 느꼈다”며 “침대가 부족해 증상이 심한 어린이들을 2, 3명씩 같이 눕혀 놓고 치료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아직은 한국 내 환자 발생 사례가 없지만 제주도에서 뎅기열을 옮길 수 있는 종류의 모기가 발견됐고, 해외에서 감염된 뒤 귀국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뎅기열의 토착화’는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가장 많이 걸린 감염병은 뎅기열이다. 지난해에도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뒤 귀국한 사람 중 41%(164명)가 뎅기열 감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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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는 일부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이 조만간 시중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4가지 바이러스 유형에 모두 높은 효과를 보이고 동시에 가격도 저렴한 백신 개발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