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귀국한 텍사스 추신수(오른쪽)가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로부터 골드글러브 모양의 공로패를 전달받은 뒤 밝게 웃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추신수 귀국 기자회견
박찬호 선배처럼 기억에 남는 선수 목표
이대호·박병호 파워 ML서 충분히 통해
다르빗슈 복귀하는 내년시즌 벌써 기대
텍사스 추신수(33)가 15일 귀국 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회견을 열었다. 추신수의 모국 방문은 2013년 12월 이후 약 2년만이다. 지난해에는 왼 팔꿈치와 발목 수술 후 재활을 위해 미국에 머물렀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콜로라도전(7월 22일·한국시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을 때다. 클리블랜드 시절 20홈런-20도루(2009∼2010년)를 기록했을 때도 동양인 최초라는 그 단어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사이클링 히트를 언젠간 기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동양인 최초라는 점과 타격 사이클이 좋지 못했던 상황에서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에 기분이 더 좋았다. 마지막 타석에서 3루에서 슬라이딩할 때 앞선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남기고 싶은 기록은?
“사실 내가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도, 타율이 높은 타자도 아니다. 그동안 인정을 받은 것은 다방면에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기록보다는 아프지 않고 오래 뛰고 싶다. 박찬호 선배처럼 동양인 메이저리거로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대호는 내가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선수인 것 같다. ‘2∼3년 전에 왔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지금이라도 온다면 잘할 것 같다. 주력에서 많은 우려가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대호보다 느린 선수들이 많다. 박병호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여러 차례 만났다. 기량도 뛰어나지만, 이야기를 나눴을 때 미국에 가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에 있을 때 가끔 박병호의 경기 장면을 보면 홈런을 정말 쉽게 치더라. 많은 사람들이 한국야구 수준이 낮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텍사스 선수로서 내년 시즌 목표는?
“아쉽지만 올해 성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시즌 초반에 많이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지구 우승까지 했다. 내년 시즌에는 다르빗슈 유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콜 해멀스도 초반부터 던진다. 불펜 보강도 잘 이뤄졌고, 부상만 없다면 정말 기대해볼 만한 시즌이 될 것 같다.”
-프리미어 12 대회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드나?
-최지만(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거), 이학주(탬파베이 산하 마이너리거) 등 마이너리그에서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은?
“나도 경험해봤고, 분명히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고난을 이겨낸다면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운동을 해나가길 바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