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답게’ 살 것을 다짐하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제들. 평화신문 제공
문득, 집안의 시계뿐 아니라 제 마음의 시계도 세상시계를 못 따라갈 정도로 녹슨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다가왔습니다. ‘아, 벌써 11월이네’라는 새삼스러운 놀라움과 함께.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제단이 최근 선배 사제들이 묻힌 묘역에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선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사제단 461명은 △성무(聖務)에 충실하고 △복음 선포에 최선을 다하며 △하느님의 백성을 섬기며 봉사하고 △사제단의 일치와 형제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특히 ‘사제답게’ 살 것을 신자들 앞에서 다짐했습니다.
천주교 평신도들은 1989년부터 ‘내탓이오’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2년 동안 43만 장의 스티커를 배부해 큰 호응을 얻었죠. 차량이나 눈에 잘 보이는 곳 어딘가에 스티커를 붙여 놓았던 기억도 나네요. 2001년에는 “어디 한번 똑바로 살아봅시다”라는 취지의 ‘똑바로’라는 운동도 있었습니다.
개신교에서는 2000년대 초반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을 중심으로 나부터 정직하게 행동하고, 나부터 직장 내의 비윤리적 관행을 막아 세상을 바꾸자는 뜻을 담은 ‘From Me(나부터)’ 운동이 있었습니다.
명칭은 다르지만 모두 남 탓, 네 탓보다는 자신 내부에서 문제점을 찾고, 변화의 씨앗을 키우자는 취지입니다. 이제 눈에 보이는 시계를 탓할 게 아니라 ‘…답게’라는 마음속 시계가 재깍재깍 잘 가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 수요 일반 알현에서 한 말의 일부입니다. “…가정에서 상처를 치유하는 간단한 비결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싸움으로 하루를 끝내지 않는 것입니다. 용서를 구할 일이 있으면 용서를 청하고 하루를 마치십시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화해를 미뤄두고 하루를 마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