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외과 정민 교수
로마에서는 로마 제국의 지역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원점을 로마 시 한가운데 두고, 배꼽(umbilicus)이라고 불렀다. 이 시대에는 배꼽을 세상의 중심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건강의 측면에서도 배꼽은 큰 의미가 있다. 배꼽은 배에서 가장 얇은 부분이다. 그래서 배꼽을 만지면 배앓이를 할 수 있다. 더운 여름에도 배꼽 근처는 얇은 이불이라도 덮고 자라고 했던 어른들 말씀은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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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복벽이 갑자기 늘어나 어른 배꼽이 열리기도 하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는 쌍둥이 등 다태아를 가지거나 양수 과다로 배가 많이 불어났거나 간경화로 인해 갑자기 복수가 많이 찼을 때다. 배꼽이 열리면 배 안의 장기가 열린 틈으로 밀고 나와서 불룩하게 튀어나온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것을 배꼽 탈장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배꼽 탈장의 열린 부위는 비교적 작아서 손가락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크기이다. 이 작은 틈으로 배 안의 장기가 돌출하게 되고, 이 상태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 돌출된 곳의 혈액 공급이 차단돼 조직이 썩는 괴사에 빠지게 된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배꼽은 배의 피부보다 내려앉아 있어서 손이 잘 닿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다른 신체 부위보다 위생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여름에 관리를 소홀히 하면 냄새가 나기도 한다. 너무 자주 씻으면 아플 수 있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고약한 상황이 되는 배꼽의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요즘은 배꼽 모양을 예쁘게 하려고 성형수술을 한다고도 한다. 배꼽의 모양을 예쁘게 하려는 노력도 좋지만 약간의 정성으로 배꼽의 위생에 신경을 쓰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