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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초빙 난항… 국편, 국책硏 연구위원 집중접촉 나서

입력 | 2015-11-09 03:00:00

공모 9일 마감… “공모 지원자 원서 두자릿수 접수”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진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기존의 대학교수 대신에 국책 연구기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집필진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개된 대표 집필자에 대한 각종 인신공격이 이어지고 있고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성추행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집필자 초빙이 더욱 어려워지는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국편은 한국 근현대사 등에 대한 조사·연구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역사 관련 국책 연구소와 국책 기관의 연구위원들을 중심으로 물밑 접촉을 벌일 계획을 세운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주요 대상은 동북아역사재단,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의 한국사 관련 연구자들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을 하지 않은 연구자 등이다. 국편 관계자는 “근현대사 부분은 동북아역사재단이나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등의 전문가들이 집필이나 자문, 검수 등에 다각도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편 관계자도 “국책 연구소 연구위원들은 과거 국정 교과서 체제에서도 교과서 제작에 많이 참여했다”며 “이들은 여러 연구소 등을 오가며 전문성을 쌓았기 때문에 교과서 제작에도 적격이고,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다른 시대에 대한 집필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론되는 기관의 관계자들은 “현재의 집필진 구성 진행상황으로 보아 국책 기관의 연구원들에게 집필 요청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위원은 “국책 연구소 연구자들은 아무래도 대학교수와는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피하고 싶지만 제의가 온다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은 “집필거부 선언이 계속 이어지면서 학회에서 우리 연구소가 일부 단원을 쓸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는 있다”며 “국편이 제의는 할 수 있지만 강제로 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편은 또 상고사 대표 집필자로 초빙됐던 최 명예교수가 성추행 논란으로 사퇴한 것의 후속조치와 관련해 별도의 상고사 대표 집필자를 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명예교수 사퇴 이후 새로 이 분야의 대표 집필자를 구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상고사 고대사 고려사 조선사 근대사 현대사 등 시대별로 6명의 대표 집필자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조정하는 것. 교육부 관계자는 “상고사는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새로 대표 집필자를 초빙하는 것보다 고대사를 맡은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상고사까지 총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편은 “25명을 뽑는 집필자 공모에는 8일까지 두 자릿수 지원자의 원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국편은 9일까지 공모를 마감하고 집필자로 선정된 이들에게 13일 개별 통지할 예정이다.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은 “당초 목표대로 20일까지는 집필진 구성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firedy@donga.com·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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