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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아이유, 왜 대중의 표적이 됐나?

입력 | 2015-11-09 07:05:00

가수 아이유. 동아닷컴DB


새 앨범 수록곡 무단 샘플링으로 촉발
‘제제’ 표현자유 논란…음원폐기 청원
강태규 평론가 “문화적 영향력의 반증”

가수 아이유가 잇단 구설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 앨범 수록곡 ‘투웬티 스리’의 무단 샘플링 의혹, 또 다른 곡 ‘제제’와 관련한 “학대받은 아이를 성적인 대상으로 삼았다”는 비난 등에 직면했다. 특히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등장하는 5살 꼬마 제제의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은 ‘제제’는 표현의 자유와 그 허용 한계를 둘러싼 논쟁은 물론 음원 폐기 청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만 15세에 데뷔해 잠깐의 무명생활을 거친 후 승승장구해온 아이유가 데뷔 9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다. 아이유는 어쩌다 이 같은 첨예한 논란의 대상이 됐을까.

스물넷 아이유는 데뷔 시절 예쁘게 단장하고 춤추는 아이돌 스타들과는 달리 ‘하이브리드 팝’이라는 장르의 음악으로 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방송이나 인터뷰를 통해서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똑 부러진 화법과 어른스러운 가치관을 드러냈다. 그 사이 각종 봉사와 기부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주변 사람을 챙기는 따뜻한 마음으로도 호감도를 높였다.

이런 대중의 사랑 속에 음원을 냈다 하면 정상을 휩쓸었고, 자작곡으로도 1위를 차지했다. 가요계에서는 ‘아이유는 애국가를 불러도 1위할 가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이처럼 아이유는 어린 나이에 부와 명예를 쥐며 대중적 사랑을 차지하는 위치에 올랐다. 최근엔 ‘엄친아’로 불리는 장기하와 연인 사이로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올해 만 스물넷. 아직은 나아갈 길 많은 아이유는 대중적 비난과 논란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길을 찾을까. 사진제공|로엔트리


하지만 일부에선 아이유를 향해 ‘아이돌이면서 아티스트인 척 한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그런 반감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서 집단적으로 발현됐다. 이는 전체 여론인 양 확대재생산되며 현재 아이유가 처한 위기의 한 단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부 연예관계자들은 “‘제제’의 경우, 아이유의 행위에 비해 그 비난의 크기가 과한 것 같다. 이는 “다 가진 사람에 대한 일종의 반감도 없지 않을 것이다”고 풀이한다.

결과적으로 아이유는 어쩌면 그동안 누리꾼이 만든 특정한 틀에 갇혀 있었다는 의견이 많다. 강태규 문화평론가는 “노래 속 인물의 해석을 두고 이처럼 논쟁이 뜨겁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유가 문화적인 영향력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향력이라고만 보기에는 극단적 논쟁과 여론의 ‘쏠림현상’은 위태롭기만 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묻는 새 앨범의 기획의도처럼 아이유는 성장통을 호되게 앓고 있는지 모른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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