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지 않은 선수의 덩크슛은 매번 화제가 된다. 키가 183cm인 이상민 삼성 감독이 현역 시절 프로에서 시도한 1개의 덩크슛도 오래도록 화제가 됐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덩크슛을 기록한 61명의 국내 선수 중 중 190cm 이하 선수는 7명이다. 김선형(SK)은 187cm의 키로 통산 29개의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키가 185cm인 양우섭(LG)도 통산 6개의 덩크슛을 기록하고 있다. 정성수(LG)는 174cm의 키로 덩크슛을 꽂아 넣는 훈련 장면이 공개돼 화제가 됐었다. 김경언(SK·185cm)은 2010년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덩크슛 왕에 오른 아트 덩크슛 1인자다.
양우섭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서 기회가 생기면 되도록 덩크슛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상대팀 입장에서는 2점 이상의 점수를 내준 것 같은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 이 때문에 파울로 끊거나 적극적인 수비로 덩크슛을 경계한다. 하지만 더 나이가 들기 전에 10개 가까이 덩크슛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덩크슛 재능이 뛰어난 단신 유망주가 프로에 입단했다. 지난달 26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의 지명을 받은 경희대 성건주는 대학 시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덩크슛 기술만큼은 타고났다. 187cm의 키지만 연습 때 힘들이지 않고 고난도 덩크슛을 꽂을 정도로 탄력이 넘친다.
한 구단 코치는 “미국 연수를 갔더니 덩크슛을 성공시키면 자신감도 커질 수 있다며 지도자들이 장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 고참 선수는 “국내에서는 덩크슛을 하려다 실패하면 큰 비난을 받는다. 소위 겉멋 든 놈이라는 표현도 따라다닌다. 하지만 단신 선수들이 덩크슛에 성공하면 노마크나 속공 상황을 더 적극적으로 즐기게 된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