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정수빈 “잘 친 허경민에 미안”… 김태룡 단장 “니퍼트 꼭 붙잡겠다”
한국시리그 최우수선수(MVP) 정수빈이 두 팔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하지만 정수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41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26.2이닝)을 세운 니퍼트(34)와 포스트시즌 최다안타(23개) 기록을 쌓은 동갑내기 친구 허경민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부족해 보이는 기록을 정수빈은 헌신으로 채웠다. 1차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왼손 검지를 여섯 바늘 꿰맨 정수빈은 “뼈가 부러진 건 아니니까 괜찮다”며 3차전부터 지명타자로 나섰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수비까지 하겠다는 것을 코칭스태프가 말릴 정도로 정수빈은 의욕을 불살랐다. 정규리그에서 홈런이 두 개에 불과했던 정수빈이 5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린 것도 표심을 움직였다. 정수빈은 “(허)경민이가 내내 잘 치다가 오늘 (안타를) 놓치고 제가 (홈런을) 쳐서 MVP를 받은 것 같다. 경민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다 같이 우승했으니 괜찮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한편 지난달 31일 축승회 자리에서 두산 김태룡 단장은 이번 우승의 1등 공신인 니퍼트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지난해 니퍼트와의 연봉 협상이 늘어지면서 12월 29일에야 계약을 마친 두산은 올해는 ‘충분한 보상’으로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축승회에 함께한 박용만 구단주도 “내가 할 일은 가급적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이라며 통 큰 지원을 예고했다. 지난해 150만 달러(약 17억 원)로 이미 최고를 찍은 니퍼트의 연봉이 어디까지 오를지도 관심사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