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서면 페어웨이-백사장 한눈에
골프장, 해수욕장 등 이색적인 장소에 들어서는 주거용 주택이 최근 늘고 있다. 롯데건설이 분양하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 내 단독주택 용지(위쪽)와 ㈜엘시티PFV가 분양하는 부산 해운대구의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조감도. 롯데건설·㈜엘시티PFV 제공
이 씨처럼 새로운 주거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늘며 골프장, 해수욕장 등에 아파트, 단독주택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통념상 주거지역이 아니었던 곳이 주거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심 초고층 아파트에 싫증을 낸 고소득층이 이색적인 장소의 고급 주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골프장, 해수욕장이 ‘주거지’로
최근 최고 73 대 1의 분양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된 부산 해운대구의 ‘해운대 엘시티 더샵’은 해수욕장에 들어서는 국내 최고층(85층) 아파트로 눈길을 끌었다. 이 아파트 입주자들에게는 해수욕장이 주거지가 된 것이다. 이광용 ㈜엘시티PFV 본부장은 “집을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인생의 결과물로 보는 은퇴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휴양지에는 고급주택만 들어서는 게 아니다. 고소득자가 아니어도 합리적인 가격에 거주할 수 있는 휴양지 주택도 생겨나고 있다. 중소형 주택전문회사인 수목건축은 제주 제주시 애월읍에 컨테이너로 만든 단독주택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관광지의 매력을 오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컨테이너를 사용해 이색적인 디자인의 마을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 색다르게 거주하려는 욕구 반영
이색적인 곳에 들어서는 주택이 늘어나는 건 남다르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컨설팅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최근 녹지가 많은 자연친화적인 곳에 거주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주택을 짓기 좋은 ‘알짜 땅’들이 부족해지자 콘도 용지, 군부대 용지 등 기존 주택용지가 아닌 곳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괜찮은 주택용지가 고갈되면서 건설사들이 주택용지가 아닌 땅을 주택용으로 변경해 분양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색적인 주택의 경우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구입 전 투자가치를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은퇴층을 중심으로 골프장 등 이색적인 장소의 단독주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섣불리 계약하기보다는 주변에 학교, 마트, 커뮤니티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는지 살펴봐야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