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유아생활용품 기업 버드시아
16일 버드시아 연구소에서 강주영 대표(왼쪽 세 번째)와 직원들이 신제품 디자인 회의를 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2010년 설립한 중소기업이지만 직원 복지는 좋은 편이다. 연말에 우수 사원으로 뽑히면 자신이 원하는 나라로 여행을 갈 수 있다. 성과와 직위에 따른 인센티브도 매년 받는다.
능력 위주의 승진제도는 회사의 경쟁력이다. 입사 4년 차에 회사에서 가장 높은 직급에 오른 김희영 기획관리부 전무(29·여)는 “회사가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라며 “그런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제품에 아이디어를 담고 애정을 쏟으니 고객의 신뢰가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영 대표(50)는 “기본과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소신이 성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제품 배달을 위한 택배 박스를 직접 디자인할 만큼 세심하다. 그는 “품질이 좋더라도 배달 박스가 시원찮으면 회사 이미지도 나빠진다. 고객이 주로 엄마인 점을 생각해 포장부터 깔끔하게 바꿨더니 매출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강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때는 2009년. 유아용품 상당수가 수입품이라는 점을 눈여겨봤다. 외국산은 높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아기 체형과 잘 맞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아기용 의자는 허벅지가 끼일 정도로 작았고 등받이 높이도 낮았다.
강 대표는 몇 년 동안 병원 소아과를 찾아다니며 아기 평균 체형을 밝혀냈다. 제품 개발은 쉽지 않았다. 전문기술과 설계 장비가 없어 진흙으로 모형을 만드는 데 1년이 걸렸다. 창업을 돕는 영진전문대 테크노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센터의 기업 출신 교수와 전문 연구원들은 컴퓨터자동설계(CAD), 3차원(3D) 프린터 같은 장비로 아기 의자 시제품을 6개월 만에 완성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업체와도 연결해 2011년 3월 버드시아 브랜드를 새긴 아기 의자를 출시했다. 연간 40여 차례 열리는 유아용품 박람회를 찾아다니며 홍보한 결과 가격은 싸고 품질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었다. 매년 10여 개 신제품을 개발해 모두 성공했다. 제작 관련 기술과 디자인 35건은 특허청에 등록했다. 2013년 중소기업청의 전국소상공인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